[말린 부케 액자 만들기] 인생 처음으로 만들어 본 부케 액자
2019년, 내 인생 처음으로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아보았다.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받은 부케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케를 받으면서 잘 말려서 예쁘게 만들어 돌려주겠다고 다짐하고, 꽃을 열심히 말렸었다.
집에서 꽃을 말려본 것도 처음이라 인터넷을 보고 하나하나 따라 했다.
부케를 다 해체하고 꽃을 한 송이 한 송이씩 거꾸로 옷걸이에 매달아두었다.
꽃 사이사이 함께 있던 잎파리들도 소중하게 빼놓지 않고 거꾸로 걸어서 말렸다.
부케를 감싸고 있던 리본과 진주핀까지 모두 버리지 않고 보관해두었다.
꽃을 한 송이씩 거꾸로 매달 때마다 꽃잎이 하나씩 툭툭 금방 떨어졌다.
장미는 그나마 꽃송이가 덜 떨어지는데, 이름 모를 핑크색에 길쭉한 저 꽃은 진짜 건드리는 족족 꽃잎이 떨어졌다ㅠㅠ
떨어진 잎들을 따로 모아 햇빛이 바로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잘 놓아두었다.
그리고 약 100일을 기다렸다.
친구가 결혼한지 딱 99일째 되는 날 친구에게 전달하기로 해서,
97일째 되는 날 부케를 해체하고 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
원래는 부케 유리돔을 해주려고 했는데 찾아보니 유리돔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는 액자 형태가 더 예뻐보여서
부케 액자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부케 액자 만들기 세트상품도 많이 팔던데, 내가 상상한 액자 프레임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나는 세트로 구매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따로 구매했다.
액자 프레임으로는 금색 프레임에 바닥에 거울이 있는 모양으로 구매했다. 이 프레임의 원래 용도는 악세서리 보관함이지만, 바닥에 거울이 있는 게 조명을 켰을 때 반사되면서 더 예쁘고 풍성해 보일 것 같아 이걸로 구매했다.
그리고 트윙클 전구를 구매했다. 앵두전구랑은 달리 전구를 감싸고 있는 동그란 틀이 없고, 전구를 이어주는 줄 역시 철사처럼 마음대로 모양을 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꽃을 해체하고 부케 모양으로 잡아주기 시작했다.
꽃봉오리가 큰 것들을 기준으로 먼저 모양을 잡아주었다.
첫번째 컷의 저 5송이의 모양과 자리를 잡는데도 한참 걸렸다. 꽃이 바싹 말라 잘 부서지고 줄기가 휘어지지 않아서 모양을 잡는데 조금 힘들었다.
여러 번 놓았다 잡았다를 반복하고 조금 마음에 든다 싶은 모양이 나왔을 때 바로 글루건을 쏴서 단단히 고정시켜주었다.
그리고 주변에 풀잎 등 장식할 거리를 조금 둘러주고 액자가 될 트레이에 한 번씩 대어보면서 크기를 가늠했다.
모양을 잡아준 후에 트윙클전구에 불을 켜고 어느 위치에 불빛이 있어야 예쁠지 봐가면서 전구를 한 번 감싸주었다.
전구를 감싼 후에 주변에 풀잎들을 조금 더 채워주고 글루건과 고무줄을 활용하여 애써 잡아둔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켜주었다.
그리고 말리는 동안 꽃잎 하나하나가 다 떨어졌던 그 이름 모를 핑크색 꽃....
꽃잎 끝자락에 글루건을 조금씩 묻혀 꽃대에 자리를 잡아 달아주었다.
장미 꽃 하나로만 부케를 완성하기엔 모양이 비어보이기도 했고, 원래 부케에 있던 꽃이니만큼 꼭 넣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된 노동....
꽃을 달랑 하나만 만들어 넣을 수가 없어서 부케 양쪽과 뒤쪽으로 총 3개의 꽃을 만들어 붙여주었다.
꽃의 전체적인 모양이 조금 평면적이긴 하지만ㅠㅠ 액자로 만들거니 어차피 붙이면 티 안 날거야....
꽃을 만들어 붙이는 과정에서 고정해두었던 고무줄이 글루건 때문에 녹아서 풀어지면서 아주 큰 위기가 왔었다. 급하게 집에 있던 리본으로 돌돌 감아 고정해주었다ㅠㅠ
여기 저기 풀잎들을 조금 더 보충해준 후에 보관해두었던 부케를 감싸던 리본을 다시 부케모양처럼 돌돌 말아 감싸주었다.
그리고 함께 보관했던 진주핀도 총총 박아주었다.
다섯개를 딱 예쁘게 1자로 넣어주고 싶었는데, 꽃대들과 글루건을 통과하기가 힘들어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넣었더니 살짝... 많이 삐뚤어졌다ㅠㅠ
액자 트레이에 위치를 잡아보고 리본 밑으로 튀어나온 꽃대를 적당한 길이로 맞춰서 잘라준 후에 글루건으로 붙여주었다.
그리고 완성!
오래오래 행복하고 예쁘게 잘 살아줘♥